인체생리 특성별 슈퍼전파 위험 요인 분석
비강·치아 상태 따라 재채기 비말 속도 달라
비강 막히고 치아 좋을수록 빨리 멀리 날아가
네 가지 코와 입 유형에서의 재채기 비말 확산 비교. A는 정상치아/뚫린 비강, B는 결손치아/뚫린 비강, C는 결손치아/막힌 비강, D는 정상치아/막힌 비강. 센트럴플로리다대 제공
재채기나 기침은 침방울(비말)을 멀리 퍼뜨려 바이러스 전파의 위험을 높인다. 코로나19처럼 호흡기 비말을 통해 전염되는 질환의 경우, 사람이 밀집된 곳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은 감염자가 재채기나 기침을 하면 비말이 순식간에 퍼지면서 슈퍼전파의 한 요인이 될 수 있다. 그런데 비말이 날아가는 속도와 거리는 사람의 호흡기관 구조와 상태에 따라 다르다. 미국 센트럴플로리다대 연구진이 잠재적 슈퍼전파자를 만들 수 있는 인체생리적 특징을 확인하는 모의 실험 결과를 국제학술지 `유체역학'(Physics of Fluids) 최근호에 발표했다. 연구진은 컴퓨터 모델을 이용해 비강(콧구멍)과 치아 상태에 따라 재채기를 할 때 침방울이 얼마나 이동하는지, 공중에 얼마나 머물러 있는지 비교 실험했다. 시뮬레이션에서 콧구멍의 지름은 1cm, 비말이 분출되는 입 출구의 크기는 가로 2.5cm, 세로 1cm로 설정했다.
분사 직후의 제트 기류 비교. A는 정상치아/뚫린 비강, B는 결손치아/뚫린비강, C는 결손치아/막힌 비강, D는 정상치아/막힌 비강. 센트럴플로리다대
코 막히면 재채때 비말의 양 최대 4배, 거리 1.6배로
연구진이 모의 실험에서 얻은 결론은 두 가지다. 코가 막힌 사람일수록, 그리고 치아 상태가 정상에 가까울수록 비말이 빨리 그리고 멀리 날아간다는 사실이다. 코 안이 뻥 뚫린 사람은 상대적으로 재채기 때 분사되는 비말의 이동 거리도 짧고 속도도 낮았다. 비강이 깨끗해 공기가 빠져나갈 수 있는 길이가 더 넓어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콧물 등으로 코 안이 막히면 공기 통로 차단 효과로 호흡기관 내부의 압력이 늘어나 침방울의 이동 속도가 빨라졌다. 입 안의 치아도 기본적으로는 재채기 출구를 막는 역할을 한다. 이는 비말의 이동 속도를 늘리는 쪽으로 영향을 미친다. 공기 통로를 좁혀 공기 흐름을 더 격렬하게 만드는 것이다.
연구진은 네 가지 유형의 치아 및 비강 상태를 컴퓨터 3D 모델링으로 재현해 시뮬레이션을 수행했다. 첫째는 정상 치아에 비강이 뚫린 경우, 둘째는 결손 치아에 비강이 뚫린 경우, 셋째는 정상 치아에 비강이 막힌 경우, 넷째는 결손 치아에 비강이 막힌 경우다. 코가 막히면 비말 속도가 정상치아에선 52%, 결손치아에선 15% 증가했다. 치아가 정상이라면, 결손치아인 경우보다 비말 이동 속도가 50%(뚫린 비강)~2배(막힌 비강) 늘어났다. 실험 결과를 종합하면, 코 안이 막힌 정상 치아인의 입에서 분사되는 침방울은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비말(1.8미터 거리 기준)의 양은 300% 더 많아지고, 거리는 60% 더 멀리 날아가는 것(5초 후 기준)으로 나타났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이는 코를 풀어 코 안을 깨끗하게 유지하는 것은 개인 위생을 위해서도 좋을 뿐 아니라 비말의 양과 이동 거리를 줄이는 효과도 있다는 걸 뜻한다.
비말 점도(크기)에 따른 분사 3초 후의 비말 확산 정도. 파란색은 굵은 비말, 녹색은 보통, 붉은색은 얇은 비말.
연구진은 침의 점도(viscosity)별로도 세 가지 시뮬레이션을 수행했다. 침의 점도가 높을수록 비말 수는 적고 크기는 큰 것을 확인했다. 침이 묽으면 비말 크기가 작아져 공기 중에 더 오래 머물렀다. 예컨대 재채기를 하고 3초 뒤 굵은 비말은 땅에 떨어지지만 작은 비말은 여전히 공중에 떠 있었다. 연구진은 굵은 비말이 감염 위험을 47% 줄여줬다고 밝혔다. 연구진이 이런 실험을 한 이유는 비말의 이동 속도와 거리에 영향을 미치는 생리적 요인을 알게 되면 비말 확산을 억제하거나 차단하는 데 스스로 더 경각심을 갖도록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가 병원체 전파를 줄이기 위한 더 정확하고 세밀한 안전 대책을 수립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기를 기대했다.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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